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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개인적인 2013년 영화 베스트 10 - 외국영화 부문

화훼장식기사 2014. 1. 2. 21:13

 

 

 

지난 2013년 한국영화 베스트 10 포스팅에 이어 올해가 지나기 전에

외국영화 베스트 10으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역시 제가 본 영화들을 기준으로 선정하였고, 따라서 유수의 언론에서

베스트로 선정된 영화들이 제 베스트 목록에는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예: <홀리 모터스>)

또한 올해 개봉작들을 기준으로 선정했음 또한 알려드립니다.

 

 

 

 

공동 10위

<더 임파서블>

 

간단평 : 사람의 피부와 정신을 찢는 재난의 맨얼굴을 보여줌으로써 재난영화의 본질에 다가가는 영화. 이 영화에서 재난은 더 이상 거대한 눈요깃거리가 아닌 커다란 고통이며 지옥도다. 그러나 그렇기에 이 지옥을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힘, 가족의 힘은 반감의 여지없이 위대하다.

 

<더 헌트>

 

간단평 : 정의의 탈을 쓴 채 타인을 사냥하는 인간의 소름끼치는 본성을 목격한다. 알고보면 나를 정당화하기 위해 집요하게 그릇된 정의를 집행하는 인물들의 모습에 분노하다가, 어느새 그로부터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모골이 송연해진다.

 

 

 

9위 <컨저링>

 

올해 나온 장르영화 중 어쩌면 자기 목적에 가장 충실한 영화. <쏘우>로 고어 호러의 대중화 시대를 연 감독이 어떻게 이렇게도 깔끔한 '가족용 호러'를 만들었는지. 단 여기서 '가족용'이라는 말은 시시하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불편한 자극 없이 집요하게 공포를 주면서도, 결말은 윤리적으로 올바르기까지 하다.

 

 

 

8위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간단평 : 많은 사람들이 고대했던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적자는 알고보니 이 시리즈였다. 아이맥스를 등에 업은 스펙터클한 볼거리 속에서, 혁명과 저항의 불길은 더욱 거세게 불타오른다. 생각없이 러브라인 가운데 서지 않고,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제 발로 움직이는 여주인공이 있는, 눈만이 아닌 가슴에 불을 당기는 블록버스터.

 

 

 

7위 <스토커>

 

간단평 : 박찬욱 감독의 완벽한 할리우드 적응기. 아니, 할리우드의 완벽한 박찬욱 감독 적응기랄까. 할리우드 배우, 자본이 들어간 영화가 어쩜 이리 온몸으로 '이것은 박찬욱 영화'임을 드러낼 수 있는지. 피와 관능이 어우러진, 만지면 부서질까 두려울 만큼 아름다운 박찬욱식 성장영화.

 

 

 

6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간단평 :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만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이는 동시대에 거의 없는 듯 하다. '뒤바뀐 자식'이라는 빤한 설정은 그의 손을 거치며 '낳는다고 저절로 되는 게 아닌'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아릿한 질문이 된다. 게다가 이번 영화에는 감정적으로 결정적인 한방까지 있으니, 그가 말하는 가족의 역할에 대해 눈물로 수긍하지 않을 이 누구일까.

 

 

 

5위 <블루 재스민>

 

간단평 : 유럽 시리즈로 잠시 국내에 '달달한 데이트 무비'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던 우디 앨런의 진가가 빛을 발한 영화. 곱게 자란 여인의 무자비한 몰락을 실실 쪼개면서 바라보는 영화는 서늘한 유머감각을 한 가득 품고 있다. 케이트 블란쳇의 혼을 바친 연기가 여인의 웃픈 비극을 극대화시킨다. 그래, 우디 앨런은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4위 <장고:분노의 추적자>

 

간단평 : 아드레날린을 가지고 노는 데 있어서는 타란티노를 따라갈 이가 없음을 재삼 확인시킨 영화. 입도 봇물 터지고, 총구도 봇물 터지는 가운데 서부극 장르의 매력, 타란티노만의 매력, 시대 반영의 매력을 하나도 놓치지 않기에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도전이 아닌 축제가 된다. 어른들을 위한 토마토 웨스턴 축제.

 

 

 

3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간단평 : 로맨틱 코미디의 탈을 쓴 힐링 심리 드라마. 제정신 아닌 남녀의 속내를 그들의 방식대로 럭비공처럼 그려내지만, 그 자세가 바로 꼰대 마인드가 아닌 그들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휴머니즘으로서 흐뭇하게 와 닿는다.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가득하지만 그 가운데에는 역시 터질 듯한 에너지를 품은 제니퍼 로렌스가 있다.

 

 

 

2위 <라이프 오브 파이>

 

간단평 : 장인은 3D도 기술이 아닌 예술로, 기능이 아닌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종교와 믿음에 대한 화두로 두뇌를 자극하기 시작한 영화는 아이맥스가 아니면 누리지 못할 쾌감을 실은 이미지들로 감각을 자극하더니, 이내 종을 뛰어넘는 생명들의 생존의지로 심장을 자극하기에 이른다. 어떻게 보면 밑도끝도 없이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가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 쉽게 오감과 머리와 가슴까지 휘감는 매혹이 된다.

 

 

 

1위 <그래비티>

 

간단평 : 1초의 주저 없이 올해 최고의 외국영화. '무엇을 이야기할까'의 고민에 빠진 할리우드에 '어떻게 이야기할까'에 대한 답을 들고 나옴으로써 전무후무한 파란을 일으켰다. 관람을 넘어선 체험을 향한 집요한 추구가, 마침내 관객의 머리와 가슴까지 건드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눈부신 사례. 비현실적 우주 공간에서 묻는 삶의 동력에 관한 질문이 이렇게도 와 닿을 줄이야. 결말의 발돋움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올해 가장 파워풀한 엔딩 중 하나.

 

 

이렇게 외국영화 부문까지 개인적인 베스트 10을 선정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줄을 세워놓고 보니 또 한번 올해는 유독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행복했던 한 해 같습니다.

2014년에도 그 행복 이어지길 바라며,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출처 : Man`s Labyrinth
글쓴이 : jimmani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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