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사운드에서 다시 퀸스타운으로 돌아가서
남섬에서의 나머지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우리의 일정이지만
곧장 퀸스타운으로 가는 여정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 탓에
밀포드 사운드에서 2시간여의 거리에 있는 테아나우에서 1박을 한 후 다음날 퀸스타운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테아나우로 가는 길목의 황량한 듯한 산길도 나름 운치가 있다~
넓게 펼쳐진 들판 너머 산맥 아래로 길다랗게 보이는 호수가
테아나우에 도착했슴을 알려준다.
테아나우는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의 테아나우 호수 동쪽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는 타운이다.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산맥의 서쪽으로는
빙하에 깎인 산맥 깊숙히 들어온 피오르들이 자리하고 있고
그 동쪽에는 남북으로 65km 길이의 테아나우 호수 Lake Te Anau가 있는데
테아나우 호수의 대부분은 피오르드 국립공원과 세계유산 테 와히포우나무 범위 안에 있고
세계에서 가장 멋진 하이킹 코스로 알려진 밀포드 트랙킹의 출발점이 이 호수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가 하루를 머문 호텔 모습인데~
2층으로 길게 늘어선 호텔의 전면 도로 건너편으로는 길게 호수가 이어진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곧장 산책길에 나섰다.
시가지도 궁금하고 호수 구경도 하고 싶어서~
호텔 바로 옆에 여행 안내소도 있고
호수변에는 헬기 예약도 할 수 있는 자그마한 건물도 있다.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는 테아나우 호수~
그리고 호수 위를 낮게 날고 있는 헬기도 보인다.
테아나우 호수 Lake Te Anau는 마오리어로 소용돌이치는 물 동굴을 의미하는 Te Ana - au에 근거하며
그 면적은 344㎢로 타우포 호수에 이어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크며
남섬에서는 가장 큰 호수라고 한다.
호숫가를 따라 난 도로를 따라 시내로 들어가본다~
길게 이어진 옥외 테이블에 빈자리가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인구는 2,000명이 채 안된다고 하는데
이 도시가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3,000명이라고 하니
과연 관광으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중국 식당이다.
어딜가도 쉽게 만날 수 있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식당~
한식은 찾기도 어렵고 사전에 알고가기 전에는 좀처럼 만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가격도 만만치 않아 가끔 중식당을 찾기도 하는데
우리 부부가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찾아가는 곳은 단연 스테이크를 파는 곳이다.
입맛에 맞지 않은 향신료를 만날 확률도 적을 뿐만아니라
익숙해진 고기와 야채류가 가장 무난하고 불평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고
패스트푸드와는 거리가 있는 세대이기에 어쩔수 없는 선택인데
덕분에 식사비용으로 지출되는 금액이 만만치않다.
게다가 길거리 음식은 아무리 청결해 보여도 맛도 보지 못하게 하는 마나님인지라
한끼 식사를 할려면 맘 먹고 외식하는 셈 쳐야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도때도 없이 먹겠다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그랬다가는 기둥뿌리 뽑힐게다~
뭐 좀 먹겠냐는 물음에 그냥 패스하겠단다.
조금 허전한 느낌은 들지만 나도 덩달아 패스할 수 밖에~~ㅎ
깔끔한 거리에 여유있는 모습들이다.
이들의 대부분이 우리처럼 관광객들일 것이니 굳이 서두를 일도 없을터이고~
길가다가 낯익은 키위 아저씨도 만났다.
우리 차 기사아저씨~~ㅎ
거리 구경하다가 쉬어가기도 하고~
정원이 따로 없다.
온 도시가 정원이고 휴식처 모양새이니~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 노부부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모습이 부러운데 나도 저 나이가 되면 그럴수 있을까~?
나는 몸이 피곤하면 잠시 쉬어갈 뿐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물지 못한다.
다른 곳이 궁금하고 조금 있으면 좀이 쑤시고 시간 낭비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둥바둥 바삐 살아온 날들에 습관이 되어서 여행 중에도 서둘러 다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면
한편으로는 서글퍼지기도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며 사는 인생하고는 거리가 있지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
이제 조금은 욕심도 욕망도 버리고 살자 해보지만 여전히 마음 뿐이다.
관광도시답게 다양한 홍보 포스터도 눈에 띈다.
액티비티 스포츠의 천국답다~
시가지를 빠져나와 호숫가로 향하는데 커다란 새 조형물이 보인다.
Takahe~
이 호수 근처에는 여러 종류의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이 타카헤라는 새라고 한다.
날지 못하는 큰 뜸부기의 일종인 이 타카헤가 발견된 머치슨 산맥은 이 새를 위해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며
이곳에도 우리가 보았던 와이토모 반딧불 동굴과 같은 반딧불 동굴이 있다고 한다.
새 조형물 앞에는 타카헤에 대한 간략한 설명도 곁들여 놓았다~
신라면이 보여 반가운 마음에 담아보았는데 상품 안내 내용이 맘에 들지 않는다.
컵라면을 영어로 표기해 놓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처사일지 모르겠지만
그 위의 일본어는 뭔지~~
호숫가로 나오니 헬기가 날고 있다.
저 헬기를 타면 어디까지 가볼 수 있을까~
단순히 이 호수 주변만을 도는 것으로 비싼 댓가를 치를 것 같지는 않고
밀포드 사운드를 포함한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의 절경들을 모두 내려다 볼 수 있을건만 같은 생각이 든다.
타보고 싶지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입맛만 다신다.
사실 알고보면 그리 비싼 비용이 들지 않는 것들도 있는데 여전히 딴 세상 사람들 일 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렵게 살아온 지난 몇 십년간의 우리의 현실이 내 몸 구석구석 어딘가에 녹아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하늘을 나는 모습이 부러워 한참을 바라보았다~
한때 취미삼아 초경량항공기를 배우고 솔로 비행까지 마쳤는데
내친 김에 작은 기체 하나 사겠다고 해서 아내를 기겁하게 만든 적이 있다.
IMF를 겪기 바로 전 해의 일이었으니 내 맘대로 했다면 이중 삼중고를 겪었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지만
여전히 마음 한 구석엔 항상 그립고 아쉬운 마음이 남아있다.
그 이후로는 경비행기로 하늘을 날아본 적이 없으니 더더욱~~ㅠ
하늘에서 눈을 돌린 호숫가에는
이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도 있고~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이녀석은 무얼 보고 있는거지~~?
호숫가에서 수영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본의아니게 수영을 마치고 옷을 갈아있는 모습도 엿보게 되었는데
분홍색 옷을 입은 분의 수영복은 무척 독특하다.
살색으로 만든건지 투명한 재질로 만든 신제품인지~~
가까히 다가가서 확인해 보기에는 거리도 좀 있고
남의 속옷에까지 너무 많은 관심을 가지면 변태 소리 듣기 딱일 것 같으니
이쯤에서 관심을 끄자~
호숫가에서 도로로 올라서 보니 바로 호텔 앞이다~
호텔 정문 바로 옆에 여행 안내소가 있는데
들어가 볼 일이 없다.
다른 곳이었다면 지도라도 한장 얻기 위해 들어가 보았을터인데
이곳 피오르랜드에서의 일정도 모두 끝났고 시가지도 비교적 단순해 지도도 필요없는 상황이라서~
아직 해도 중천에 남아있고 일찍 호텔로 들어가기에는 뭔가 아쉽고 미진한 느낌이 들어
호숫가 도로를 따라서 더 올라가 보기로 한다.
마음대로 다닐수 있는 여행도 아니고 모처럼의 기회를 호텔에서 빈둥빈둥한다는 것은 왠지 사치스럽다는 생각에
육신은 힘들고 고달프더라도 정신적 만족을 위해서 두 다리가 약간의 수고를 더 감내해야만 하겠다.
몸과 마음이 같은 상태라면 더 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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