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 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 여깁니다
이른 여름휴가다. 옛 속담에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다. 딱히 휴가계획도 없었지만 친지들의 방문으로 얼떨결에 함께 여행을 떠났다. 사는 지역을 못 벗어났으니 어찌 보면 휴가랄 것도 없다. 하지만 아무튼 여행은 늘 즐겁다. 집에서 간단한 먹거리와 짐을 챙겨 찾아간 곳은 여수 종포 해양공원이다.
잔잔한 비취빛 바다에는 여객선이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오락가락하던 장맛비도 멈추고 하늘도 푸른빛이다. 연안에는 크고 작은 어선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즐기고 있다. 어부들은 문어통발 작업에 열중이다.
어둠이 내려야 여수 밤바다의 아름다운 속살이 보인다
오늘 우리가 하룻밤 머물 곳은 여수비치펜션이다. 방으로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 탄성을 내질렀다. 순간 뭐가 잘못되었나 하는 노파심에 움찔했다. 그런데 웬걸, 오랜만에 바다구경에 나선 일행들은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여수 바다의 아름다움에 함성을 토해낸 것이다. 여수의 아름다운 바다 역시 이곳에 잠시 손님으로 와 있는 듯 착각이 들 정도다.
그러나 이건 맛보기일 뿐이다. 어둠이 내린 후 여수 밤바다의 풍경을 보라. 가수 버스커 버스커가 노래한 <여수밤바다>의 진짜배기를 볼 수 있을 테니. 여수 밤바다의 진짜 속살은 어둠속에 묻혀야 비로소 그 진면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여수밤바다를 보면 일행들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잠시 여수 밤바다 노랫말을 음미해본다.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아 아 아 아 아 어 어
늘 봐왔던 여수 밤바다의 풍경이 오늘은 참 색다르게 다가온다. 아름답다. 지금 바라보는 여수 밤바다가, 이 어둠속에서 바라보는 여수 돌산대교가 오늘따라 유난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돌산대교가 들려주는 오색빛깔 여수밤바다 이야기
툭 트인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여수 바다 풍경은 정말 멋지다. 세상에 이런 별천지가 따로 없다. 저 멀리에는 돌산대교가, 고개를 좌로 돌리니 돌산제2대교가 멋진 자태를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눈앞에 가로놓여 있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옥상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숯불 바비큐파티가 이어진다. 여행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먹거리다. 이런 날은 잠시 일상을 내려두어도 좋다.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맘껏 즐겨야 그 묘미가 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둠에 잠긴 바다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었다. 밤바다에 수놓아진 무수한 불빛들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그 빛을 더해간다. 두 개의 돌산대교가 시시각각 변하면서 그 자태를 서로 뽐내고 있다. 그래, 그들은 지금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의 무수한 이야기들을 여행자에게 저마다의 빛깔로 들려주고 있는 것일 거야. 잠시 숨을 멈추고 귀기울여본다.
멋진 섬 오동도와 문어 낚시하는 강태공도 진짜 볼거리
아침이 밝아온다. 여수 사람들이 쫑포라 부르는 종화동 해양공원에는 수많은 강태공들이 문어 낚시에 열중이다. 이 일대 바닷가가 다 낚시터다. 문어는 루어낚시로 잡는데 지금이 제철이다. 해양공원 바닷가 어느 곳에서나 에기(새우모양 루어)를 던지면 문어가 걸려든다.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해양공원에는 갯가 길을 걷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연인과 데이트중인 사람들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오동도는 우리가 머문 곳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비가 간간히 내렸지만 일행들은 아랑곳 않고 우산을 받쳐 든 채 오동도로 향했다. 비오는 날의 오동도 정말 운치 있다. 긴 방파제 길을 동백열차가 오간다. 잠시 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여수엑스포 이후 여수의 상징이 된 여수박람회장과 엠블호텔이 그림처럼 다가온다.
비 내리는 오동도 동백숲은 또 다른 감흥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헤집는다. 숲속에 들어서자 봄철에 아픔으로 뚝뚝 떨어져 내렸던 동백의 붉은 꽃봉오리가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동백나무에 맺힌 굵은 빗방울들은 이따금씩 머리위로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업소정보]
상호 : 여수비치펜션
주소 : 전남 여수시 하멜로 64 (종화동 463-1번지)
전화 : 061-662-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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