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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행복 - 천상병 (낭송 : 천상병 - 0:49)

화훼장식기사 2009. 5. 31. 22:17

 



행복 - 천상병 (낭송 : 천상병 - 0:49)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 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느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천상병 [千祥炳] 1930∼1993. 시인·평론가.

본관은 영양(潁陽). 호는 심온(深溫). 경상남도 마산 출신. 2남 2녀 중 차남이다. 일본 효고현(兵庫縣) 히메지시(姬路市)에서 태어났으며, 1945년 귀국하여 마산에서 성장하였다.

1955년 마산중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에 입학하였다. 43세가 되도록 독신으로 오랜 유랑생활을 하다가 1972년 목순옥(睦順玉)과 결혼하여 비로소 안정된 삶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 뒤 지병으로 죽기 전까지 부인의 지극한 보살핌에 힘입어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였다.

그의 문단 활동은 마산중학교 5학년 때인 1949년 7월 ≪죽순 竹筍≫에 시 〈공상 空想〉 외 1편을 처음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6·25 중에는 송영택(宋永澤) 등과 함께 동인지 ≪신작품 新作品≫을 발간, 여기에 시를 발표하였다.

그의 시는 티없이 맑고 깨끗한 서정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순수성을 되비쳐 보여준다. 동심에 가까운 이러한 순진성은 가난과 죽음, 고독 등 세상사의 온갖 번거러움을 걸러내고 있으며 일상적인 쉬운 말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 명료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출처 : nie-group
글쓴이 : 바람의 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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